좋은말과 글

바라옵나니(2)

용인 행운 2021. 7. 4. 18:05

바라옵나니(2)

 

  靑雲/황보  완

 

어설프고 설익은

미완(未完)의 더듬이로

생존의 나침반 삼아

 

운명의 손길이 어딘가에

예비해 두었을 것만 같은

내 몫의 축복을 찾아

 

황량한 세상

앙다문 입술로 넘어온

습윤(濕潤)한 인생길

 

좌절과 시련 속

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지만

이제야 눈을 뜹니다

인생사 모두가 空手來空手去인걸

 

바라옵나니

기력 잃은 황혼의 인생길

희로애락의 애환일랑

추억으로 밀봉한 체

 

내게 남은 운명의 길

아다지오의 걸음으로

천천히 좀 더 천천히

반추하며 걸어가게 하옵소서

 

2021 , 6 . 2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