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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그라미 같은 삶을 靑雲/ 皇甫 椀

용인 행운 2011. 2. 7. 07:09

 

 

 

      ♣ 동그라미 같은 삶을 ♣


        靑雲 / 皇甫 椀


      왜 그리
      숨가쁘게 살아왔을까

      아둥바둥 뛰어봤자
     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
      편견없는 하루치의 햇살
      오십보 백보의 삶인데

      왜 그리
      예민하게 살아왔을까

      때가되면 어짜피
      명예도 재물도 사랑도
     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
      빈 하늘 뜬구름같은 인생인데

      두 눈 말뚱말뚱
      두 귀 쫑긋쫑긋
      얇은 입술 오물오물
      쉴새없이 천방지축 요동쳐도

      보고도 못 본 장님처럼
      들어도 못 들은 귀먹어리처럼
      알아도 말 못하는 벙어리처럼
      조금만 더 아둔하게 살순 없을까

      바닥 끝까지 낮추고 내려놓아
      번뇌의 짐 벗어던진
      해탈한 성자(聖者)의 삶처럼

      2011. 2 . 7