귀 향(歸 鄕)
鄕 山
중추절 짬을 내어 고향 산천 찾아드니
알알이 익은 곡식 소담스레 여무는데
양순(良順)한 농부님네들
노고(勞苦)마다 정이 드네.
자식을 반기면서 맞아주는 백발 노모
버겁진 두 손으로 온 힘 다해 잡은 팔에
목놓아 외치고 싶은
무정했던 불효자여.
세월은 흘러가고 인걸(人傑)마저 따라가고
귀불귀(歸不歸) 넋을 사뤄 가는 날을 잡아 매어
낯익은 벗님네들과
옛 얘기로 지새우리.
은하수 별빛마저 밝은 달에 쫓기우고
높이 뜬 해오라기 소리내어 울어예니
십오야(十五夜) 밝은 달빛이
오늘따라 더욱 밝다.
억새꽃 무성한데 성묘길은 머나멀고
풋과일 올벼 송편 향리 풍류(鄕里 風流) 스미는데
차라리 홀로란다면
있고 싶은 향취(鄕臭)여.